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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위염의 정확한 진단은 내시경에서 시작된다
위염은 위 점막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임상에서는 매우 흔하게 접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내시경 소견과 조직학적 평가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내시경 검사는 시각적 정보를 통해 위염의 진행 정도, 합병증 여부, 전암성 병변의 존재 여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핵심 도구로 작용한다. 본 글에서는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시각에서 위내시경 소견을 중심으로 위염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2. 위염의 내시경 분류 체계
2-1. 시드니 시스템 (Updated Sydney System)
시드니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위염 분류 체계로, 위내시경과 병리학적 정보를 통합하여 위염의 상태를 평가한다. 내시경 검사에서는 위염의 위치, 형태, 활동성, 위축 정도 등을 기술하며, 조직학적으로는 염증, 위축, 장상피화생, H. pylori 감염 유무를 평가한다. 이를 통해 임상의는 치료 전략뿐 아니라 추적 간격 설정까지 계획할 수 있다.
2-2. 김씨 분류 (Kimura-Takemoto Classification)
김씨 분류는 위축성 위염의 범위를 내시경적으로 평가하는 체계로, 위축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C형(closer type)과 O형(open type)으로 나뉜다. 이 분류는 위암 고위험군 식별에 유용하며, 내시경 전문의들 사이에서 임상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3. 위염의 대표적 위내시경 소견
3-1. 점막 발적 (Hyperemia)
초기 위염 소견 중 가장 흔한 것은 점막 발적이다. 발적은 주로 위전정부(antrum)나 체부(body)에 국한되어 나타나며, 경도의 염증 반응을 시사한다. 패치형 또는 선상(striped)으로 나타나는 발적은 활동성 염증이 있는 상태로 간주하며, 조직검사에서 호중구 침윤이 확인될 수 있다.
3-2. 위축성 변화 (Mucosal Atrophy)
위축성 위염은 내시경상 점막의 광택 감소, 위주름 소실, 혈관의 투시성 증가 등으로 관찰된다. 이러한 위축 소견은 위점막의 선세포 소실을 의미하며, 병리학적으로 위산 분비 기능의 저하와 관련된다. 김씨 분류에 따라 위축의 범위를 기술하고, 장상피화생 동반 여부를 병리학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3-3. 장상피화생 (Intestinal Metaplasia)
내시경상 장상피화생은 회백색 또는 회청색의 반짝이는 점막으로 관찰되며, 좁은 밴드나 불규칙한 분포 형태를 보인다. NBI(Narrow Band Imaging) 내시경을 활용하면 구조적 패턴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병리학적으로는 소장형과 대장형으로 구분되며, 대장형 장상피화생은 위암 고위험 소견으로 간주된다.
3-4. 미란 및 표면 불규칙성
미란은 위점막의 국소적인 결손으로, 점막 하층에는 도달하지 않는다. 이는 활동성 위염의 징후로, NSAIDs 복용, H. pylori 감염 또는 급성 염증 악화 시 나타난다. 미란이 반복될 경우 궤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며, 내시경 치료와 약물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3-5. 위궤양 또는 전암성 병변
만성 위염의 진행형으로 나타날 수 있는 위궤양은 궤양 가장자리의 형태, 저부 상태, 출혈 여부 등에 따라 악성 가능성을 판단한다. 전암성 병변이 의심될 경우, **조직검사 및 위암 선별 마커 평가(CD10, MUC2 등)**가 병행되어야 한다.
4. 병리학적 평가와의 연계
4-1. 조직검사의 위치 선정 기준
조직검사는 위 전정부, 체부, 대만(curvature)과 같은 주요 부위에서 시행되며, 병변이 의심되는 부위에서는 표적 생검(targeted biopsy)을 수행한다. 시드니 시스템에서는 최소 5부위 생검이 권장된다.
4-2. 병리 소견과 내시경 소견의 일치도
내시경상 위축이나 발적 소견이 있어도 병리학적으로는 경증인 경우가 있으며, 반대로 외견상 정상이라도 조직학적으로 위축이나 장상피화생이 존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기 내시경 추적이 필수적이며,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내시경 소견에 따라 생검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5. 위염 소견의 임상적 활용과 위암 위험도 평가
5-1. 위염 단계별 위암 발생 가능성
- 단순 발적 및 비위축성 위염: 비교적 낮은 위험도
- 위축성 위염 및 소장형 장상피화생: 중등도 위험
- 대장형 장상피화생, 고도 위축 및 이형성: 고위험군
위염의 내시경적 병기를 명확히 평가하고, 조직학적 정보와 통합함으로써 위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향후 검진 주기, 제균 치료 필요성, 위암 스크리닝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5-2. 정기 추적 내시경의 필요성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확인된 환자는 1~2년 주기의 내시경 추적 검사가 권장된다. 위암 가족력, H. pylori 양성 이력, 50세 이상 남성 등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보다 빈도 높은 추적이 필요하다.
결론: 위염의 내시경 소견은 위암 예방 전략의 출발점이다
위염은 단순한 위장 질환으로 보이지만, 내시경 소견을 통해 병리학적 상태를 시각적으로 평가하고, 위암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질환이다. 위염의 형태학적 변화—특히 위축과 장상피화생—는 전암성 변화로 간주되며, 이에 대한 조기 진단과 정기적인 추적이 위암 예방의 실질적인 해답이 된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로서 위내시경 소견은 단순한 진단을 넘어, 예방 의학의 핵심 도구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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