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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

    by. coolbeans

    목차

      만성 위염의 병리기전: 위 점막 손상의 미시적 변화 이해

       

      서론: 위염은 단순 염증이 아닌 조직 재구성의 질환

      만성 위염은 장기간에 걸쳐 위 점막에 지속적인 염증이 존재하는 상태로, 단순한 점막 자극 이상의 병태생리적 과정을 포함하는 복합 질환이다. 특히 위축성 변화, 장상피화생, 세포 재생장애 등은 위암으로의 이행과 직결되는 소견으로, 위염의 병리기전에 대한 이해는 환자 관리에 있어 필수적이다.


      1. 만성 위염의 병리학적 정의

      1-1. 조직학적 특징: 염증세포 침윤과 점막 위축

      병리학적으로 만성 위염은 위 점막 고유층(lamina propria)에 림프구와 형질세포 등의 만성 염증세포가 침윤한 상태를 의미한다. 동시에 위선 구조의 소실(위축), 선 세포 수 감소, 점막 두께 감소 등이 동반되며, 이로 인해 점막의 기능적 손실이 발생한다.

      1-2. 만성 위염 vs. 급성 위염

      급성 위염은 **호중구(neutrophil)**의 침윤이 주된 특징이며, 병리학적으로 표재성 미란이나 점막 출혈이 흔하다. 반면, 만성 위염은 림프구 중심의 염증세포 침윤과 점막 구조의 변화가 핵심이다. 이 구조적 변화는 점진적이고 비가역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병리기전의 핵심 축: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2-1. 감염의 시작: 위 점막의 방어 기전 붕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는 강한 우레아제(urease) 활성을 통해 암모니아를 생성함으로써, 위산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이 균은 점막 하층에 정착하여 **점액층(mucus layer)**을 파괴하고,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EGFR), NF-κB 신호전달경로, CagA/VacA 독소 등을 통해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2-2. 면역 반응: 지속적 염증과 조직 손상

      H. pylori는 위 점막에서 **선천면역(TLR 신호전달)**과 **후천면역(T세포 매개 반응)**을 유발한다. 이때 생성되는 인터루킨-1β(IL-1β), TNF-α, IFN-γ 등은 점막세포의 사멸(apoptosis)과 재생 장애를 유도하여, 만성적 손상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다.


      3. 위점막 구조의 병리적 변화

      3-1. 위축성 위염: 선세포 소실과 분비 기능 감소

      염증 반응이 지속될 경우, **위선의 선세포(parietal cell, chief cell)**가 점차 소실되며 위산과 펩시노겐의 분비 기능이 저하된다. 병리학적으로는 위 점막 두께의 감소, 선 구조의 단순화, 선세포의 수적 감소가 특징이다. 이는 기능적 손실뿐 아니라 위암 위험 증가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3-2. 장상피화생: 세포 분화의 비정상화

      위축성 변화가 지속되면 **위점막 상피세포가 장상피로 대체되는 세포형 변화(intestinal metaplasia)**가 발생한다. 병리학적으로는 **소장형(brush border가 존재)**과 **대장형(sulfomucin 분비)**으로 나뉘며, 대장형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생률이 더욱 높다.

      이 과정은 정상적인 위세포가 장 조직의 표현형을 갖도록 전환되는 **세포 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의 일환으로, 위암의 발생과정 중 초기 단계로 간주된다.


      4. 염증 지속에 따른 분자생물학적 변화

      4-1. DNA 손상과 유전자 돌연변이 축적

      지속적인 염증 환경은 활성산소종(ROS)의 축적을 유도하며, 이는 DNA 손상, p53 유전자 돌연변이, APC/β-catenin 경로 이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자 수준의 변화는 **이형성(dysplasia)**으로 이어지며, 최종적으로 위암으로의 진행 가능성을 높인다.

      4-2. 세포주기 조절 이상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은 세포주기를 조절하는 p16, p21, cyclin D1 등의 발현에 영향을 미쳐, 세포 증식과 분화의 조화를 깨뜨린다. 이는 점막 재생 과정의 이상을 유발하고, 비정형 세포 증식을 가속화시킨다.


      5. 자가면역성 위염의 병리기전

      5-1. 위벽세포에 대한 자가항체 반응

      자가면역성 위염에서는 parietal cell에 대한 자가항체와 **내인자(intrinsic factor)**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어 위산 분비 저하 및 비타민 B12 흡수 장애가 발생한다. 병리학적으로는 위체부(body)의 선세포 파괴, 림프구 침윤, 점막 위축 등이 특징적이다.

      5-2. 골수성 악성 빈혈과 위암과의 연결

      자가면역성 위염은 **골수성 악성 빈혈(pernicious anemia)**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장기적으로 위암 및 위신경내분비종양(gastric NETs)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혈청 비타민 B12, 위산 분비 검사, 항체 검사 등을 통한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결론: 병리기전의 이해는 치료와 예후 예측의 핵심

      만성 위염은 단순한 점막 자극의 반복이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의 구조적 변화와 유전자 발현 이상이 동반된 병태생리적 질환이다. 위축, 장상피화생, 이형성은 위암 발생의 연속선상에 있는 병변들이며, 이들 병리기전을 이해하고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치료 전략의 핵심이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로서 강조하건대, 만성 위염 환자들은 단순 증상 완화에 집중하기보다는, 병리적 변화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정기적인 위내시경과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위험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위암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증상이 없는 시기일수록 더욱 중요하다.